우리는 이런 상황을 두고 내가 그 사람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마음의 크기에 따른 차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꼭 상대방의 매력, 내가 느끼는 호감에 의해서만 차이가 나는 건 아니에요.
오늘은 남자가 무의식적으로 계속 생각나는 여자가 어떤 여자인지, 그리고 그렇게 만드는 방법들을 알아볼게요.
# 감정 투자는 왜 시작될까요?
사실 이런 상황은 꼭 남녀 관계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에요. 여러분의 과거 경험 중에서 하루종일 꽂혀서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기억 한 가지를 떠올려보세요. 이 상황들에는 공통점이 한 가지 있는데 바로 불확실성이 있었다는 겁니다.
대표적으로 주식이나 코인 불장이 오면 사람들은 자다가도 일어나서 몇 번씩 주식창을 확인하고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도 관련된 정보들을 찾느라 여념이 없어요. 이런 감정 투자의 근본적인 바탕에는 이런 유형의 투자가 불확실성이 높은, 이익의 가능성도 있지만 손해의 가능성도 있는 자산이라는 것에 있어요. 오늘은 수익을 보고 있다가도 내일이면 손해로 전환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그 손해를 피하기 위해 감정과 시간을 쏟을 수밖에 없는 거예요.
반대로 안전 자산에 속하는 저축 적금은 어떤가요? 한 번씩 얼마나 모였는지 살펴보기는 하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확인하는 행동은 전혀 하지 않습니다. 적금은 손실 가능성이 없는 안전한 자산에 가까우니까요.
여기서 알 수 있는 건 우리 인간의 뇌는 본능적으로 불안정한 대상, 그 중에서도 손해의 가능성이 있으면 감정을 투자한다는 사실이에요.
그런데 여기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과연 불확실성만 심어준다고 상대방이 나를 하루종일 생각하는 큰 감정 투자가 이루어질까요? 만약 여러분이 전혀 관심이 없는 남자가 이런 애매한 모습만 보인다고 해서 호감이 생기고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상황까지 갈 수 있을까요?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실 거예요.
정리하자면 불확실성이 감정 투자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맞지만 전제 상황에서 반드시 이익에 대한 기대 심리가 깔려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이걸 연애 상황에 대입해본다면 소개팅을 했다고 쳐요. 남자는 여자가 마음에 들고 적당히 잘 흘러가는 분위기 속에서 “이 여자랑 내가 연인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상상을 하게 됩니다. 아직 확실히 연애를 시작하기도 전부터 그 여자를 자신이 곧 차지할 여자, 잠재적 연인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그런데 막상 관계가 진행되다 보니 여자의 태도가 달라집니다. 처음보다 관심도 없어 보이고 답장도 예전처럼 빠르고 성의 있게 오지 않습니다. 이때 남자들은 극심한 고통과 함께 잠재적 손해 심리를 느끼기 시작해요. 이때 남자들은 자신의 이런 손해를 인정하기가 싫어집니다. 그래서 현실을 부정하기 시작해요. “바빠서 그런 걸 거야.” “몸이 좀 안 좋나?” 이런 과정에서 남자는 여자에게 최우선순위를 부여하고 모든 감정과 시간을 쏟아붓게 돼요.
# 첫 번째: 기대심을 심어주세요.
채널 이론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건 상대방에게 기대심을 심어주는 개념이에요. 쉽게 설명하면 간접적 대화를 통해 상대방에게 그 주제와 연상되는 이미지를 떠올리게 만드는 기술이에요.
예를 들어서 여러분이 남자랑 얘기를 하면서 “나는 나중에 아이 3명은 낳고 싶어. 딸이랑 아들 둘 다 키워보는 게 내 꿈이야.”라고 말한다고 쳐요. 이 대화만 들으면 건전하고 아무런 문제가 없는 얘기지만 과연 여러분에게 관심이 있는 남자는 이 얘기에 어떤 상상을 할까요?
또 다른 예시로 “나는 나이가 들어서도 금슬 좋은 잉꼬부부처럼 지내고 싶어. 배우자가 내 남편이 아니라 자녀의 아빠로만 남으면 내 인생은 너무 외로울 것 같아.”라고 말한다고 쳐요. 이렇게 내 이미지가 전혀 가벼워지고 쉬워 보이는 얘기가 아니지만 남자 머릿속에선 이미 미래의 상황을 상상하면서 기대심을 가지게 되는 거예요.
물론 꼭 이런 섹슈얼한 얘기만 하는 용도가 아니기 때문에 여러분의 상황에 맞게 내가 상대방에게 기대심을 자극하고 싶은 주제의 다양한 얘기들로 활용하실 수 있습니다.
# 두 번째: 단계별로 호감도를 조절하세요.
남자들이 여자를 만날 때 몰입하는 이유는 정복 시나리오 심리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해요. 남자들은 정복 본능이 강하기 때문에 도전을 하는 상황이 생기면 그 도전의 결과보다 도전 과정에서 얻는 쾌감에 중점을 둔다는 거예요. 그래서 한 번에 넘어오면 흥미를 잃어버리고 반대로 어렵게 어렵게 그 여자를 꼬셨을 때는 훨씬 여자를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는 거예요.
처음부터 너무 쉽게 남자에게 좋은 반응을 돌려주는 게 아니라 만남의 회차마다 시간의 흐름마다 천천히 남자에게 더 좋은 반응을 돌려주면서 동시에 속도 조절을 해주는 겁니다.
근데 여기서 포인트가 뭐냐면 이런 정복 시나리오가 생기려면 두 가지가 필요해요. 하나는 기대심이 꾸준히 유지돼야 한다는 거고 또 하나는 게임의 퀘스트처럼 역경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게임으로 치면 처음부터 최종 보상을 주면 아무도 그 게임을 하지 않는 것처럼 처음부터 너무 많은 걸 줘버리면 더 이상 몰입할 이유가 없어지는 거예요.
예를 들어서 만남이 계속 좋게 흘러가다가 어느 순간 남자가 내 기대에 못 미치는 행동을 했을 때 평소보다 좋지않은 반응을 돌려주는 거예요. 게임에서 갑자기 보스가 나타난 것처럼 남자 입장에서 나와의 관계에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는 겁니다. 그리고 여러 노력 끝에 결국 그 상황을 해결하게 되는 순간 그 보상이 훨씬 크게 느껴지는 거예요.
# 세 번째: 남자의 자격을 헷갈리게 만드세요.
우리는 타인과의 관계를 판단할 때 그 사람의 개인적인 영역을 어디까지 침해해도 되는지로 내 위치를 가늠해요. 내가 상대방의 개인적인 문제에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이 있을수록 가까운 관계라고 생각하고 반대로 개입할 수 없을 때 거리가 있는 관계라고 생각하죠.
우리는 이 권한을 의도적으로 조절해서 상대방에게 기대심과 불안감을 동시에 심어줄 수 있어요.
예를 들어서 만약 우리가 상대방과 데이트도 하고 손을 잡거나 팔짱을 끼고 길을 걷는 등의 스킨십이 있다고 쳐요. 그럼 남자 입장에선 이런 권한 자체가 관계의 기대심으로 작용합니다. 여기서 조금만 더 관계가 발전하면 확실히 연인 관계로 발전해서 더 많은 것들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죠.
그런데 어느 날 남자가 주말에 데이트를 신청하는데 내가 시간이 안 된다고 얘기하면서 명확하게 이유는 말해주지 않아요. 이 순간 남자는 자신의 위치가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나는 당연히 서로 스케줄을 알 수 있는 관계라 생각했는데 지금 이 상황은 뭐지?” 충분히 내가 이 정도는 알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그 생각에서 벗어나는 상황들이 생기니까 내가 이 여자에게 어떤 존재인지 헷갈리기 시작하는 거예요.
물론 이런 상황에서 끝까지 의심을 가지도록 만들 필요는 없어요. 나중에 가서는 남자의 의심을 풀어주고 달래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의 위치를 헷갈리는 동안 이미 감정 투자가 이루어지는 겁니다.
# 네 번째: 우선 순위를 조절하세요.
우리는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에 우선순위가 되고 싶어합니다. 우리는 이런 우선순위를 의도적으로 조절해서 감정을 투자시킬 수 있게 만들 수 있어요.
예를 들어서 상대방이 데이트를 신청할 때 우리는 이렇게 얘기하는 거예요. “나 이번 주에 선약이 있어서 다음주 일요일 저녁에 보는 거 어때?” 상대방 입장에선 나랑 데이트를 할 수 있으면 원래 있던 스케줄도 빼고 나를 만날 상황인데 나는 어떤 약속인지도 모르는 약속을 우선시하느라 상대방과의 만남을 뒤로 미루는 모습인 거죠.
근데 여기서 이렇게 끝나는 게 아니라 그 상황이 끝난 뒤에는 왜 그 스케줄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었는지 들려주는 거예요. “저번 주에 친구가 대전에서 청첩장 주려고 일부로 서울까지 온 거라서 뺄 수가 없었어.” “오늘 운동이 안 가면 스케줄 변경 없이 수업료가 날라가는 거라 갑자기 뺄 수가 없었어.”
앞서 말해드린 방법들이 모두 기대감을 먼저 심어주고 불안감을 심어주는 방식이었다면 이 방법은 반대로 불안감을 심어준 뒤에 기대감을 심어줘서 포기하지 못하게 만드는 방식인 거죠. 이 과정에서 상대방의 감정이 오르락내리락 기복을 겪으면서 자신이 좀 더 확실한 우선순위가 되고 싶다는 욕심과 목표가 생기고 이런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나에게 더 많은 감정을 투자하게 되는 거예요.
# 다섯 번째: 일부로 오해를 던지세요.
만약 우리가 회사에서 서로 잘 보이고 싶은 사람이 있다고 쳐요. 근데 어느 날 오해가 생겨서 그 사람이 우리에게 이런 얘기들을 하는 거예요. “나는 땡땡씨가 이런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난 땡땡씨가 그랬다는 게 잘 상상가지가 않네.”
이런 얘기를 들으면 죄책감이 느껴지는 것과 동시에 그 사람에게 생긴 오해를 풀어서 내 이미지를 회복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요. 그 사람이 나를 오해하는 상황은 나에겐 손해가 되는 상황이고 우리는 그 손해를 피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서 오해를 풀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거죠.
마찬가지로 상대방에게 오해나 실망감을 던져서 상대방이 자신의 이미지를 회복하도록 만드는 거예요. 단 남녀 관계에서는 노골적으로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무턱대고 상대방에게 실망감을 표현하기보다 내가 상대방에 대한 더 높은 기대치를 가지고 있었다고 표현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서 상대방이 나에게 원치 않는 스킨십을 시도할 때 “난 네가 훨씬 조심스러운 사람인 줄 알았는데…”라고 하거나 상대방이 말을 갑자기 험하게 하는 상황일 때 “난 네가 항상 부드럽게 얘기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어.”라고 말하는 거예요.
이렇게 직접적으로 너한테 실망했다는 말은 하지 않지만 평소 내가 상대방에게 훨씬 높은 기대치를 가지고 있었다는 말을 던지는 거예요. 이런 말을 듣고 상대방은 나에게 받는 이런 인정을 유지하기 위해 내가 말했던 그 기대치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게 될 겁니다.
